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선발표전 상생토크를 하고 있다.(사진=프레스큐)
[프레스큐=공경진 기자]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 장동혁 대표가, 주요 일정 가운데 하나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접견을 예고했다. 이 만남은 당장 정치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민주당은 “내란의당”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려 하고, 당내 일부는 불필요한 리스크라며 우려한다. 그러나 장동혁 대표의 선택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그의 정치적 행보를 관통하는 일관된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무엇보다 장동혁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대표적 인물이다. 그가 반대한 이유는 단순한 충성심이 아니었다. 첫째, 탄핵 사유가 헌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대통령이 내란이나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단정할 만한 법적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탄핵을 강행하는 것은 사법적·헌법적 정당성을 해치는 정치적 탄핵일 뿐이라는 판단이었다. 둘째, 국가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우려였다. 계엄과 탄핵 정국이 맞물리며 이미 사회가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었는데, 탄핵까지 밀어붙이면 국가적 체제 자체가 무너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었다. 장동혁 대표의 반대는 윤석열 개인을 지키려는 것이 아니라, 법치와 국가 안정을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었다.
계엄에 대한 입장 역시 같은 맥락이다. 장동혁 대표는 계엄을 무조건 옹호하지 않았다. 그는 계엄을 ‘내란’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보면서도,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계엄 해제에 찬성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계엄의 역사적 의미를 직시하되, 민주주의와 국민 질서를 지키는 방향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태도다. 그는 종교적 비유나 정치적 언어로 계엄을 해석한 바 있지만, 결국 핵심은 “계엄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통해 미래의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접견은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다. 그것은 과거를 외면하지 않고, 역사와 마주하면서 교훈을 얻고자 하는 과정이다. 정치는 단절이 아니라 계승과 교정의 연속이다. 과거의 잘못은 비판할 수 있지만, 그 시대를 열었던 지도자와 대화하며 성과와 한계를 함께 평가하는 속에서 더 나은 길을 찾아야 한다. 이번 접견은 바로 그 태도의 연장선이다.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장동혁 의원이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사진=채널A 유튜브)
오늘의 국민의힘은 내부 분열과 혼란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과거의 과오를 직시하고, 동시에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다. 계파를 넘어 국민과 역사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행위이며, “보수정당이 자기 역사와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다.
정치는 순간의 유불리에 흔들리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십은 국민과 역사 앞에 남는 기록을 만든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 당장의 공격 소재로 쓰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자리’로 자리매김된다면, 국민은 오히려 “정당이 스스로의 역사와 책임을 직시한다”는 의미를 읽게 될 것이다.
장동혁 대표가 국민 앞에 전하려는 말은 단순하다.
“우리는 법과 원칙을 지키며, 국가적 혼란을 반복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정당이 되겠다.”
그리고 이 선택은 단순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라, 국민의힘이 분열의 그림자를 털고 책임과 미래의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선언이다. 바로 이것이 장동혁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만나는 이유다.